상식 이야기

남편이 알아야 하는 산후조리원 선택 시 고려사항

염소아빠 2022. 5. 10. 23:31

금년 봄에 저의 첫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첫 출산인 만큼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느 병원에서 출산을 해야 하는지, 산후조리원을 들어가야 하는지, 들어간다면 어떤 산후조리원이 좋은 곳인지를 선택하는 것이었죠.

 

물론 산모가 대부분의 선택을 하고 남편은 그 선택을 옆에서 보조하는 입장에 불과한 경우가 태반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모의 올바른 선택을 잘 가이드하기 위해 남편 또한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좋은 조리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상기한 관점에서 산후조리원 선택 시 산모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남편이 집어주는 것에 도움을 드리고자 작성하였습니다.

첫째, 산후조리원을 가야하는지 망설이고 있는 남편을 위해 산후조리원은 왜 필요한지 설명드릴 것이고,

둘째,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산후조리원을 선택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산후조리원에서 남편의 역할은 무엇인지 순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산후조리원은 왜 필요한가?

 

출산을 마친 산모들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출산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정상일 수가 없겠더군요. 출산 직후의 산모들은 너무나 힘든 상태라는 점을 먼저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자연분만을 하신다면 회음부를 절개하실 것이고, 제왕절개라면 복부를 절개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별 문제가 없다면 자연분만은 이틀 후, 제왕절개는 일주일 후 퇴원하시게 될 것입니다. 출산 직후 산모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최소 4주에서 6주가 걸린다고 합니다. 산후조리원에서의 1주 혹은 2주는 산모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과 수고를 시스템화 된 도움을 통해 경감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부모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병원에서는 갓 태어난 신생아를 신생아실에서 100% 케어해주기 때문에 산모가 몸만 추스리면 되므로 몸만 아플 뿐 출산 전과 다른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병원 퇴원 후에는 더 이상 아이를 케어해주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정부의 도움으로 산후조리사를 쓸 수도 있지만, 코로나 시대에 외부인을 갓 태어난 신생아가 있는 집에 들인다는 것도 큰 모험이나 다름없습니다. 몸도 정상이 아니고, 신생아를 케어하는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온전히 부부 둘이서 신생아의 하루를 책임져야 합니다. 하루 속에는 식사(수유), 생리활동(잠, 배변), 그 외 이유를 알 수 없는 울음을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게 되면 부모가 되는 과정이 더욱 수월해집니다. 만약 산후조리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있다면 조리원에서 신생아 돌보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산후조리원 선택 시 고려사항

 

시설은 안전한가?

여러 고려사항 중 저는 시설의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리원은 시설의 기능상 매우 취약한 사람들(산모, 신생아)이 모여 있는 곳이며,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인의 사소한 침입으로도 불상사가 생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산후조리원이 낯선 사람의 침입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지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현관에 24시간 상주하는 경비가 있는 경우, 혹은 현관에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잘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 경비업체에 가입이 되어 있는지 등을 꼭 확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산모가 충분히 쉴 수 있는가?

산후조리원에서 산모가 하는 일과는 취침, 식사, 모유 수유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조리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요가, 유방마사지, 전신 마사지, 신생아 교육 등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청결한 조리원이라면 매일 방청소 및 쓰레기통 비우기 등을 같은 시간에 할 것입니다. 매우 여유로울 것 같은 일과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모유 수유 시에는 2~3시간 빠르면 1시간마다 한 번씩 아기가 방으로 찾아오므로 식사와 모유수유, 유축으로 하루가 다 가버립니다. 따라서 무조건 서비스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므로 조리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너무 과하진 않은지, 산모가 충분히 쉴 수 있는 일과인지 한번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충분히 보살핌을 받는가?

조리원에서 모자동실이 가능한 경우라도 아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신생아실에서 보내게 됩니다. 산모가 잠자고 있는 저녁 시간만 해도 대략 최소 8시간은 신생아실에서 지내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신생아실의 환경이 아이의 건강에 해롭지 않고, 케어해주시는 이모님들의 수가 적절해서 아이가 충분한 보살핌을 받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신생아실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제공해주고 있는 조리원은 많지 않으므로 후기를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조리원이 집과 직장에서 가까운가?

아마 남편들에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집, 직장과 조리원과의 거리일 것입니다. 실제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입소하면 남편도 산후조리원을 퇴근 후 매일 드나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텐데요, 이럴 때 직장 혹은 집과 산후조리원의 거리가 가까우면 이동시간을 단축시켜 남편의 쉬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산후조리원에 아내와 같이 입소한 경우에도 집에서 물건을 가지고 와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집과 가까운 것이 훨씬 수월합니다.

 

 

3. 산후조리원에서 남편들이 해야 하는 역할

 

만약 산후조리원에 아내와 같이 입소해서 지낸다면 남편은 할일이 없어서 편하게 쉴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남편이 해야 할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하기만 해도 아래와 같이 리스트로 나열할 수 있습니다:

- 아이 트림시키기

- 아이 기저귀 갈기

- 식사 마친 후 그릇 방 밖에 내놓기

- 신생아실에 아내 요청 전달하기

- 아내 발과 어깨 마사지 해주기

- 방으로 걸려오는 전화 대신 받기

- 방 환기시키기

- 집에서 필요한 물건 가져다주기

- 아이 목욕 교육 듣기

 

아내의 회복을 극대화한다는 관점에서 자질구레한 일들은 남편이 도맡아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기 트림시키기나 기저귀 가는 것은 집에 돌아왔을 때 온전히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므로 숙련된 조교가 옆에 있는 상태에서 연습한다는 관점에서 조리원에서 억지로라도 열심히 시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에필로그

 

산후조리원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내가 가길 원하는 시설 좋고 서비스 좋은 조리원은 가격이 보통 회사원 월급의 1.5배~2배인 경우가 태반이며,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조리원을 선택하기엔 시설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영 탐탁지 않습니다. 아내의 눈치도 보이고요. 위에 열거한 고려사항은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해서 적은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내분과 잘 상의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집 근처 조리원을 잘 선택하시길 바랍니다.